지루성 피부염이란?
지루성 피부염은 피지 분비가 많은 부위에 각질이 덮인 붉은 발진이 나타나는 피부병입니다. 지루성 피부염은 대부분 완전히 치료되지 않고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면서 생활에 불편을 주는 만성 피부질환입니다. 지루성 피부염은 전세계 인구의 4~5% 에서 발생하고, 2세 이전에 나타나거나 20세 이후에 나타나는 특징을 보입니다. 2세 이전에 나타나는 지루성 피부염은 특징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지루성 피부염 환자는 60세 이상이 가장 많고, 남성에서 더 많이 나타납니다.


지루성 피부염의 원인
지루성 피부염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의 하나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면역반응으로 인해 피부에 염증반응이 나타나면서 발생합니다. 지루성 피부염이라는 이름 때문에 피지가 많이 나와서 생기는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피지의 양과 증상의 정도가 연관이 없다고 밝혀졌습니다. 또한 곰팡이의 하나인 말라쎄지아균 감염과도 연관이 있지만, 말라쎄지아균의 양과 증상의 정도도 연관이 없다고 밝혀졌습니다. 이런 이유보다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피부에 사는 균의 비율이나 지질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바뀌고, 이런 미세한 환경 변화에 몸이 반응해서 염증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지루성 피부염의 증상
지루성 피부염의 발진은 흰색 또는 노란색의 부슬부슬한 각질이 덮인 붉은 반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로 피지 분비가 많은 눈썹, 코, 입, 귀 주변과 두피에 발생하며,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피에 약하게 나타나면 약간의 각질만 일어나기 때문에 비듬이 많이 생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루성 피부염은 온도와 습도가 빠르게 변하는 환절기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날씨가 춥고 건조한 겨울에 여름보다 심하게 나타납니다.
지루성 피부염의 진단
지루성 피부염은 위에서 설명한 발진의 모양, 특징, 분포 등을 관찰하고 발생기간이나 동반증상 같은 정보를 종합하여 진단할 수 있습니다. 피부 조직검사는 보통 필요하지 않지만, 다른 피부병과 구분이 어려울 경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혈액검사는 보통 필요하지 않습니다.
지루성 피부염과 비슷한 피부병
- 건선 (psoriasis)
- 접촉피부염 (contact dermatitis)
- 아토피성 피부염 (atopic dermatitis)
- 주사피부염 (rosacea)
지루성 피부염의 치료
지루성 피부염은 만성질환이라 완전히 치료되지 않고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기 때문에, 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도록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치료의 목적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해지기 때문에 잠을 충분히 자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르는 약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바르는 약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습니다. 얼굴에 발생하는 경우에는 약한 스테로이드를 가장 먼저 사용합니다. 다만 스테로이드를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다른 피부염이 생기거나 끊으면 더 심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며칠만 바르고 좋아지면 바로 중단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면역조절제인 칼시뉴린 억제제를 사용하면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상품명으로는 프로토픽과 엘리델이 대표적입니다. 곰팡이균을 억제하는 항진균제도 염증반응을 줄이면서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샴푸
두피나 몸통에 발생하는 경우 약을 바르기가 쉽지 않거나 범위가 넓기 때문에 곰팡이균을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간 샴푸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케토코나졸 (ketoconazole) 샴푸나 시중에서 판매하는 징크피리치온 (zinc pyrithione), 시클로피록스 (ciclopirox), 피록톤올아민 (piroctone olamine) 성분이 들어간 샴푸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먹는 약
바르는 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심한 지루성 피부염은 먹는 약으로 치료합니다. 대부분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1주일 이내에 빠르게 반응합니다. 스테로이드를 오랫동안 사용한 경우에는 곰팡이균을 억제하는 항진균제를 사용하여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약의 종류에 따른 효과의 차이는 정확한 비교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루성 피부염이 생기면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나요?
지루성 피부염은 만성질환이면서 대부분 간단한 치료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가까운 피부과 전문의 의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의가 아닐 경우 다른 질환과 헷갈리는 경우가 많고, 대학병원에 가더라도 진단과 치료가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루성 피부염이 자주 재발하는 것을 치료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목적은 증상이 심하지 않게 조절하는 것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문헌
Fitzpatrick’s Dermatology in General Medicine, 8th edition. The McGraw-Hill Companies, 2012
The Global Prevalence of Seborrheic Dermatit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AMA Dermatol. 2024;160(8):846–855.
Systematic review of oral treatments for seborrheic dermatitis. J Eur Acad Dermatol Venereol. 2014 Jan;28(1):16-26.
Seborrheic dermatitis vs. eczema: What to know. https://www.medicalnewstoday.com/articles/seborrheic-dermatitis-vs-ecze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