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란?
사마귀는 피부와 점막에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발생하는 피부병으로, 주로 각질이 덮인 피부색의 덩어리로 나타나지만 다양한 부위에 다양한 모양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마귀라는 이름은 “살(피부)에 붙은 마귀” 에서 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상황과 굉장히 유사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사마귀는 전세계 인구의 약 10% 에서 발생하는 매우 흔한 피부병으로,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에서는 발생률이 20% 까지도 보고됩니다.



사마귀의 원인
사마귀는 감염성 피부질환의 하나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HPV, human papillomavirus) 가 피부에 감염되면서 발생합니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는 100개 이상의 유전자형이 있는데, 이 유전자형마다 나타나는 피부병의 종류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1번 유전자형은 손발바닥 사마귀를 일으키고, 3번 유전자형은 편평사마귀를 일으키는 반면, 16번 유전자형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마귀 감염은 직접 접촉으로 사마귀를 손으로 만지거나, 간접 접촉으로 사마귀가 붙어있는 표면에 피부가 닿으면서 일어납니다. 간접 접촉의 경우 양말, 수건, 발매트, 욕실 바닥, 면도기, 화장도구 같은 축축한 표면에서 발생하는데, 이런 환경에서 사마귀가 오래 살아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맨발로 활동하고 피부 표면이 물에 불어서 약해지는 수영장이나 사우나에서 간접 접촉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사마귀의 종류
보통사마귀 (verruca vulgaris)
보통사마귀는 사마귀 중에서 가장 흔한 유형으로, 손등, 손톱주위, 얼굴, 입술, 점막 등 어디에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모양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에 발생할 경우 흔히 거칠거칠한 피부색의 덩어리로 나타나며, 점막에 발생할 경우 흔히 길쭉한 손가락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보통사마귀는 20세 이하의 소아에서 흔히 발생하며, 나이가 들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발달하면서 점차 발생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입니다.
손발바닥사마귀 (verruca plantaris)
손발바닥사마귀는 보통사마귀가 손바닥과 발바닥에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발바닥 사마귀의 경우 체중 부하에 의해 사마귀가 안쪽으로 계속 파고들면서 단단한 덩어리가 되거나 표면에 두꺼운 굳은살이 덮일 수 있는데, 이 경우 흔히 발바닥의 티눈과 혼동할 수 있습니다.
편평사마귀 (verruca plana)
편평사마귀는 2~4mm 정도의 작은 크기로 발생하며, 표면이 칼로 자른 듯이 편평하게 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편평사마귀는 얼굴과 손등에 흔히 발생하며, 다른 사마귀에 비해 출혈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긁은 자국을 따라 직선 배열로 번지는 현상을 보이기도 하며,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100개 이상의 사마귀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사마귀의 진단
사마귀는 위에서 설명한 발진의 모양, 특징, 분포 등을 관찰하고 발생기간, 동반증상 등을 종합하여 진단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표면에 덮인 각질을 긁어낸 후 피부경 (dermoscope) 관찰을 통해 특징적인 모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른 질환과의 구분이 어려운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사마귀와 비슷한 피부병
- 티눈 (corn)
- 굳은살 (callus)
- 쥐젖 (skin tag)
- 검버섯 (seborrheic keratosis)
- 물사마귀 (molluscum contagiosum)
사마귀와 티눈의 차이점
사마귀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병이고, 티눈은 물리적인 압박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병으로 원인이 서로 완전히 다릅니다. 하지만 발바닥에 발생하는 경우 모양이 비슷해서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마귀는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위해 혈관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표면의 각질을 긁어내면 점상 출혈이 발생하며, 이것이 여러 개의 작은 검붉은 점으로 관찰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티눈은 이러한 점상 출혈이 없고, 표면의 각질을 긁어내면 반투명색의 단단한 핵이 관찰되며, 주로 체중이 실리면서 발바닥의 뼈가 눌리는 부위에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물사마귀 (molluscum contagiosum)
물사마귀는 위의 사마귀들과는 다른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지만, 이름에 사마귀가 들어가기 때문에 함께 다룹니다. 물사마귀는 폭스바이러스 (poxvirus) 의 일종인 전염성 물렁종 바이러스 (MCV, molluscum contagiosum virus) 가 피부에 감염되면서 발생합니다. 물사마귀는 약간 반투명한 하얀색의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반구형 덩어리로 나타납니다. 보통사마귀와 비슷하게 20세 이하의 소아에서 흔히 발생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발달하면서 점차 발생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입니다.
사마귀의 치료
사마귀는 감염성 피부질환으로 주변으로 번지거나 크기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바이러스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방법이 없어서, 감염된 조직 전체를 파괴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사마귀의 치료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어 왔지만 대부분 치료율이 50% 정도로 높지 않고 재발이 흔하기 때문에, 꾸준한 관심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또한 사마귀는 전염이 잘 되기 때문에 직접 접촉을 막기 위해서는 절대 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표면을 덮어 두는 것이 좋으며, 간접 접촉을 막기 위해서는 젖은 섬유나 욕실 도구를 정기적으로 고온에 살균하거나 교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르는 약
사마귀의 크기가 작을 때는 바르는 약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바르는 약은 베루말액으로, 살리실산과 5-플루오로우라실이 혼합된 약입니다. 다만 이 약은 소아와 임산부에서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으며, 실제 사용했을 때 생각보다 치료효과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냉동치료
냉동치료는 액화질소를 이용해서 감염된 조직을 빠른 속도로 얼렸다가 녹이는 방식을 통해 파괴합니다. 냉동치료는 액화질소를 표면에 뿌리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레이저치료
레이저치료는 CO2 나 erbium:YAG 과 같은 박피성 레이저를 이용해 감염된 조직을 강한 열로 태워버리는 방식의 치료입니다. 레이저치료는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국소마취가 필요하며, 조직이 심하게 파괴되므로 치료 후 상처관리가 필요하고 흉터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주사치료
주사치료는 일반적으로 항암제의 하나인 블레오마이신 (bleomycin) 을 감염된 조직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을 통해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입니다. 블레오마이신은 희귀약품으로 구비해 두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냉동치료나 레이저치료에 효과가 없었던 난치성 사마귀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됩니다.
수술적 치료
수술적 치료는 감염된 조직을 완전히 잘라내버리는 방식의 치료입니다. 바이러스가 정확히 어디까지 감염되어 있는지는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주변 정상 조직을 충분히 포함해서 제거하는 것이 좋은데, 이 경우 수술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수술 흉터도 커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마귀가 생기면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나요?
사마귀는 꾸준한 관심과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가까운 피부과 전문의 의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의가 아닐 경우 다른 질환과 헷갈리거나 냉동치료, 레이저치료 등이 어려울 수 있으며, 대학병원에 가더라도 진단과 치료가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고문헌
Fitzpatrick’s Dermatology in General Medicine, 8th edition. The McGraw-Hill Companies, 2012
Wart. [Updated 2023 Aug 14]. StatPearls [Internet]. Treasure Island (FL): StatPearls Publishing; 2025 Jan-.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431047/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OSC_Microbio_21_03_warts.jpg
